신축 경기북부교육청 대강당 ‘김대중홀’ 명명 논란

입력 2014-12-17 14:52

경기도교육청이 새로 지은 북부청사 개관을 앞두고 대강당 이름을 ‘김대중홀’로 지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청은 “통일 염원과 연관 있고 직원 대상 공모에서 1위를 한 명칭이어서 붙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부에서 “공공청사에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붙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 북부지역 10개 시군을 관장하는 북부청은 19일부터 의정부시 의정부동 현 청사에서 새 청사로 이전한다.

새 청사는 의정부시 금오동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에세이욘 3만3771㎡에 지하 1층·지상 5층, 전체면적 1만5740㎡ 규모로 건립됐다.

오는 22일 문을 여는 새 청사엔 7개 회의실이 있다. 이름은 천보실, 해밀실, 목민홀, 율곡홀 등으로 정했다. 모두 지명이나 지역 출신 역사 인물에서 따왔다. 해밀은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란 뜻으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딛고 희망을 품자는 의미가 담겼다.

회의실 가운데 가장 크고 1층에 있는 대강당은 ‘김대중홀’로 명명됐다.

교육청 안팎에선 명칭 선정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 교육감은 옛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한데다 존경하는 인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다. ‘국민의 정부’ 바통을 이은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에 임명돼 남북정상회담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7개 회의실 이름 모두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하고 투표해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6·15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 내 평화의 길을 열었으며, 신청사가 휴전선과 접한 경기북부 통일의 관문에 위치한 점, 북부청에 도내 통일 교육을 담당하는 민주시민교육과가 있는 점 등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