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는 남성은 치주질환으로 이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치주과 박준범(사진), 고영경 교수 연구팀이 2008~2010년 사이 치과 진료를 받은 20세 이상 남성 8645명과 여성 1만1584명 등 2만2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주량이 많은 남성은 대사증후군과 나이, 사회경제학적 요인, 하루 칫솔질 횟수와 관계없이 치주질환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은 1일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적정 음주자(1~30g), 과음자(30g 초과) 그룹으로 나눈 다음 음주량이 치주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비음주자 그룹보다 과음자 그룹에서 치주질환이 발생할 비차비(OR)가 1.271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비차비는 어떤 집단과 비교하여 다른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나내는 수치로, 비교위험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즉 비차비로 1.271로 나왔다면 치주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비교군보다 약 1.3배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AUDIT)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자들은 △0~7점(위험도 낮음), △8~14점(위험 수준), △15~19점(고위험 수준 또는 잠재적인 알코올 사용 장애), △20점 이상(고위험 수준 & 알코올 의존 상태 강력)으로 분류해 치주질환과의 상관관계도 조사했다.
그 결과 20점 이상 남성은 가장 낮은 단계(0~7점) 남성과 비교할 때 치주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약 1.7배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여성은 음주량과 치주질환에 큰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알코올은 면역 체계에 해로운 영향을 주며 특히 치아건강을 해쳐, 알코올 중독자들은 치아가 손실될 위험이 높다. 지나친 알코올 섭취가 뼈 대사이상에 영향을 주어 신체 전반적인 뼈 손실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변의 잇몸, 치주인대, 치조골 등에 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아 주위 조직이 바람든 것처럼 붓고 피가 난다고 해서 풍치라고도 한다.
염증의 주된 원인은 치아 및 치석 주변에 딱딱하게 붙은 치태 탓이다. 치태는 칫솔질 뒤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 내에 상주하고 있는 세균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으로 세균 덩어리로 보면 된다. 치태는 치아에 붙어서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 결과 잇몸이 붓고, 피나고, 고름이 나고, 심해지면 잇몸뼈를 녹여 치아를 망가뜨린다.
치주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 비결은 조기 발견이다.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치과를 방문해 상태에 따라 치석제거술 (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잇몸치료를 받으면 쉽게 좋아진다. 하지만 잇몸 뼈까지 녹은 후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 조기 예방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음주자들은 귀가 후에도 칫솔질을 하지 않고 그냥 자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인데, 과음은 치주 질환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면역력을 저하시켜 치료 효과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치주질환을 진단받았다면 금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치주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페리오돈톨로지(Journal of Periodontology)’ 인터넷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음주 남성 칫솔질 횟수 상관없이 치주질환 발생 가능성 높다”
입력 2014-12-17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