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44·여)씨는 지난 2004년 10월 프랑스 파리 오를리공항에 입국하자마자 마약을 소지·운반 혐의로 체포됐다. 장씨 가방에서는 수건에 싸인 코카인 17㎏이 나왔다. 8만5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해외여행을 하던 장씨는 남편 후배 전모(51)씨의 부탁을 받고 내용물이 뭔지도 모른 채 심부름을 하던 중이었다. 국제 범죄조직의 마약 운반책으로 오인된 장씨는 대서양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교도소에서 2006년 11월까지 갇혀 있었다. 이 사연은 지난해 영화 ‘집으로 가는 길’로 만들어졌다.
이때 장씨에게 마약을 운반시킨 장본인 전씨가 최근 남미에서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마약 밀반입 혐의로 10년간 추적해온 전씨의 신병을 지난주 수리남에서 확보, 17일 오후 2시50분 인천공항에서 넘겨받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씨는 장씨에게 “보석 원석을 옮겨주기만 하면 4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마약을 밀반출하려한 혐의다.
검찰은 전씨의 신병을 확보해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전씨의 공범 2명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검거돼 징역 10년씩을 선고받았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장미정사건 진범 체포
입력 2014-12-16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