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개성을 방문해 조화(弔花)를 전달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92) 여사 명의의 조화를 대신 전한 것이지만, 박 비대위원 방북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박 비대위원을 통해 남북 간 대화 재개 의사를 피력했지만, 한편으론 대북전단(삐라) 살포 중단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비대위원은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CIQ)를 통해 입경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북측이 총정치국장 등이 남한을 방문해 여러 인사를 두루 만나고 돌아온 지 3일 만에 돌출행위가 나타나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4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3인방’이 남한을 방문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대북전단이 걸림돌이 돼 무산됐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대화 의사도 함께 전했다. 박 비대위원은 “북한이 대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원 부위원장이 내년 6·15선언 15주년이 되니 이를 계기로 남북이 화해 협력을 다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과 원 부위원장의 대화는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박 비대위원이 ‘김 위원장 3주기를 맞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는 이 여사의 조의문을 전달했다. 원 부위원장은 ‘심심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언제든지 좋은 날 꼭 평양을 방문하셔서 편히 쉬다 가시면 좋겠다’고 김 제1비서의 전언을 전달했다.
이번 방북은 고령인 이 여사의 겨울 방북이 무산된 뒤 추진됐다. 당초 이 여사는 방북해 영유아를 위한 겨울용 모자와 목도리를 전달할 계획이었다. 이 여사는 방북 시점을 놓고 ‘김 위원장 3주기 조문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연기했다. 내년 5월 다시 방북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박지원 귀경 “북한,대화 재개 의사 피력”
입력 2014-12-16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