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새벽 2시 린트 초콜릿 카페 내부에서 총성 한 방이 울려퍼졌다. 인질범과 16시간 넘게 대치를 벌이던 시드니 경찰은 곧바로 진입작전을 시작했다. 인질범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밤샘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던 예상을 깨는 상황변화였다.
경찰에 따르면 총성은 이 카페의 매니저인 토리 존슨(34)이 잠이 든 인질범 만 하론 모니스의 총을 빼앗으려다 발생했다. 그는 잠에서 깬 인질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에 맞고 숨졌다. 이 혼란을 틈타 인질 7명이 카페를 탈출했다.
심상치 않은 내부 기류를 감지한 경찰은 진압작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10분후 경찰은 조명탄을 어두운 카페 안으로 연거푸 집어던졌다. 섬광이 터져나오는 카페 안에서 대응사격을 하는 인질범에게 경찰 특공대의 총구는 불을 뿜었다. 적외선 렌즈를 장착한 경찰이 밀고 들어가면서 범인은 사살됐다. 진압작전은 50분 만에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과 다른 인질범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11시쯤 범인이 카페 내부의 모든 조명을 끄면서 현장에는 극도의 긴장이 흘렀다. 외부 감시를 차단하고 진입을 어렵게 하겠다는 모니스의 계산이었다. 카페가 위치한 마틴플레이스 맞은편에 있는 채널7방송국의 한 기자는 암전된 상황을 관찰하다가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패드를 들고 주방으로 가고 있다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섣불리 진입을 하지 못했다. 아직도 인질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반전을 만들어낸 건 인질 존슨의 용감한 희생이었다.
앤드루 스키피오니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청장은 “카페 내부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경찰은 ‘비상행동계획’에 돌입했다”며 “만약 그때 경찰이 진입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희생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시드니 인질극] 긴박했던 구출작전…대치 16시간 만에 유혈진압으로 막 내려
입력 2014-12-16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