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지난해 5월 청와대 제2부속실이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사건과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16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청와대가 제2부속실이 구입한 시계형 몰래카메라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했다고 해명했지만 연설기록비서관실엔 이미 15대의 보이스레코더가 있다”며 “혹시 ‘정윤회 문건’에 나오는 VIP(박근혜 대통령) 눈 밖에 난 사람을 감시하기 위해 이런 게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정홍원 국무총리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산 것으로 안다. 그걸 꼭 몰래 사용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최 의원을 향해 “공상소설을 쓰고 있다. 요새 정치인들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누가 누구 버릇을 고쳐” “동료의원에 할 소리냐”며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데도 아랑곳없이 “(야당이) 탐정소설 쓰듯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단정하고, 확대하고, 왜곡·발전시킨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이번에는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이 나서 “사과를 요구했는데 적반하장 수준”이라고 공격했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자 회의 진행을 맡은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나서 자제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결국 “거친 표현을 쓰고 본의 아니게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밖에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한모 경위가 ‘청와대 회유’를 언급한 언론 인터뷰를 내세워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안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한 경위가 체포되기 하루 전인 8일 민정수석실 직원에게 ‘자백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밝혔다”며 “전날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황 장관은 “보도 직후 한 경위 측 변호인들이 인터뷰를 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며 “(인터뷰 내용 등을) 감안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구상하고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혹세무민의 프로세스’”라고 했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은 “문건 내용 자체는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할 정도의 국정농단이나 비리가 기재된 게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시계형 몰카에서 막말까지 쏟아진 국회 긴급현안질문 2라운드
입력 2014-12-16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