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중앙정보국(CIA) 고문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전·현 정권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CIA의 소위 ‘선진 심문기법’에 대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변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 심문기법은 CIA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잔혹한 고문을 표현할 때 사용한 용어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의 고문에 대한 평가가 명백히 틀렸다고 믿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CIA 고문보고서 공개 직후 성명을 통해 CIA의 고문이 미국의 가치에 반하며 미국의 위상에도 타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3000명을 죽게 한 9·11 테러가 고문이며, 9·11 테러와 CIA의 심문 프로그램은 비교 대상이 안 된다”면서 “(고문 취급을 받는 심문을) 지금 당장에라도 다시 할 의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니는 CIA가 9.11테러 이후 고문을 공식적으로 도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부시 전 대통령도 CIA를 엄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CNN 인터뷰에서 CIA를 애국자로 치켜세운 데 이어 전날에는 뉴욕의 국립 9·11 추모박물관을 깜짝 방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9·11 추모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 정가에선 고문보고서 공개 이후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CIA에 대한 엄호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CIA 고문’ 공개 이후 오바마-부시 정권 갈등 고조
입력 2014-12-16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