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애플과 페이스북이 여직원들의 난자동결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직업상의 경력을 더 쌓기 위해 임신을 미루는 여직원들이 향후 임신을 위해 한 살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자신의 난자를 동결보존해 보관하는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난자 동결보존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이들을 위한 시술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임신 중 또는 출산후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두려워하는 직장여성들을 위해 가임력보존클리닉을 운영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의 도움말로 애플사 등이 추진하는 난자 동결보존 및 관리비용 지원사업이 도대체 무엇이며, 난자 동결보존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아봤다.
임신 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사실 ‘피임’이다. 그러나 피임은 명칭 그대로 임신을 막아주는 역할만 할 뿐, 세포의 하나인 난자가 노화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
따라서 난자 동결을 통한 가임력 보존은 결혼을 미루고 있는 만혼(晩婚) 여성이나, 사회적인 이유로 출산을 미루고 있는 기혼 여성 등 나이에 따른 난소기능 및 난자질의 저하가 일어날 가능성을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시술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임신 시기를 불임에 대한 걱정 없이 여성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에 최고조에 이르고 35세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40세가 넘게 되면 자연임신 가능성이 5% 이하로 떨어진다. 또한 여성의 난자는 노화에 민감해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이상이 증가하고 유산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갈수록 늦춰지면서 난자동결 보존과 같은 가임력 보존 기술이 발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험관아기 시술 프로그램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하는 난자 동결보존법은 초기엔 완전하지 않아 실패율이 높았다. 왜냐 하면 난자 안에 존재하는 수분이 급속 동결될 때 발생하는 얼음 결정으로 인해 난자가 손상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문제는 깨끗이 해결된 상태. 난자를 급속히 얼렸다가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난 후 해동시켜도 원래 채취 당시의 상태로 복원되는 보존 기술이 개발돼, 널리 보급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심지어 미국생식의학회가 지난 2012년 동결난자와 생 난자의 임신 성적이 같다고 공식 인정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난자동결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난자를 얻기 위한 약 2주간의 과배란 유도와 난자채취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시험관 아기 시술 시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난자 채취는 수면내시경검사를 받듯이 수면 마취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다. 난자는 이후 영하 196도의 질소 탱크에 넣어 급속 동결돼 여성들이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꺼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비용은 보존 기간과 개인,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300만 원가량 든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임신 미루는 여성들 젊을 때 난자 보관?동결보존 어떻게 하나
입력 2014-12-1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