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 받자” … 들뜬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들

입력 2014-12-15 17:39

울리 슈틸리케(60·독일)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중동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깜짝 발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 제주 전지훈련 기자회견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마지막 순간에 깜짝 발탁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 말에 들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한 8명이다.

대표팀은 15일 오전 제주에 도착, 오후에 차가운 비를 맞으며 서귀포시민축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21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실시하는 훈련엔 한중일 리그에서 뛰는 선수 28명이 소집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스트라이크 이동국(35·전북 현대)과 김신욱(26·울산 현대)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광종호’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뛰었던 선수들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윤일록(22·FC서울), 이재성(22·전북 현대), 이용재(23·V바렌 나가사키), 이종호(22·전남 드래곤즈)는 차세대 해결사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각오다. 측면 공격수 윤일록은 아시안게임서 부상을 당한 이후로 대표팀과 멀어졌다. 하지만 2014 K리그 클래식에서 27경기에 출장해 7골, 2도움을 올리며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였다. 아시안게임에서 살림꾼 역할을 한 이재성은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용재, 이종호도 골 결정력 부재를 해결할 영건으로 꼽힌다.

수비라인에선 임창우(22·대전 시티즌), 장현수(23·광저우 푸리), 김민혁(22·사간도스)이 선배들의 아성에 도전한다. 북한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오른쪽 수비수 임창우는 안정된 수비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장점이다. 과제는 차두리(34·서울),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를 넘어서는 것이다. 장현수, 김민혁은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26·서울)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이광종호’의 와일드카드 골키퍼 김승규(24·울산 현대)는 대표팀 차세대 골키퍼로 각광받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에 앞서 “소집된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 전술적인 부분을 모두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민스러운 원 톱에 대해 “스페인은 제로 톱을 통해 우승한 적이 있다. 제로 톱이냐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쓰느냐를 고민하는 것보다 훈련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