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장애를 앓는 중학생이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두 학생이 2시간 가까이 교실에 들어오지 않아도 학교 측은 이들을 찾지 않았다. 장애 학생 부모는 “장애를 갖고 있어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군(16·발달장애 3급)은 지난달 28일 같은 반 B군(16)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경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쯤 학교 화장실에서 주먹으로 수차례 맞은 A군은 안와골이 부러져 지난 12일 수술을 받았다. A군은 전치 3주의 진단이 나왔다.
A군은 3교시까지 B군이 장애를 비하하는 욕설과 함께 특정 신체 부위를 계속 놀리자 B군의 의자를 발로 밀고 침을 뱉었다.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붙자"는 B군을 피해 A군은 1층 화장실을 썼으나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B군을 맞닥뜨렸다. B군을 A군을 붙잡고 팔꿈치로 어깨를 찍고 머리를 잡아당겼다. A군도 B군의 얼굴을 밀며 저항했다. 화가 난 B군은 A군의 얼굴과 눈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한다.
A군과 B군은 4교시와 점심시간 동안 교실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교사는 이들을 찾지 않았다. 4교시 교사는 "다른 학생들이 '화장실에 있다. 곧 들어온다'고 해 신경 쓰지 못했다"고 A군의 어머니 유모(50)씨에게 말했다.
B군은 A군에게 누가 물어보면 축구공에 맞았다고 하라고 했다. 5교시 교사가 A군에게 "얼굴이 왜 그러느냐"고 묻자 B군은 "축구공에 맞았다"고 했다. A군은 5교시가 끝난 후 보건실로 갔다가 병원에 이송됐다.
A군의 어머니 유씨는 "학교가 폭행사건을 알고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거나 안정이 필요한 아들의 출석을 요구하는 등 사태를 늦게 파악하고 미흡하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10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서면 사과, 출석 정지 등 전학을 제외한 모든 처벌을 부여하기로 했다"며 "가해 학생에게 필요한 조치가 늦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으나 은폐·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A군의 부모는 지난 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군의 부모도 "A군이 아들의 얼굴을 밀어 입술이 찢어지고 얼굴이 긁히는 등 전치 1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맞고소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발달 장애 학생 교내서 폭행 당해 안와골 부러져 수술, 폭행 학생 고소…가해 학생 얼굴 긁혀 맞고소
입력 2014-12-15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