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에서도 청와대 인식에 문제제기...김태호 " 너무 안이하다"

입력 2014-12-15 15:44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여권에서도 청와대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문건 파동에 의혹을 갖고 있고 매일 언론에 대서특필된다. 그런데 이에 대응하는 청와대의 상황인식은 안이하게 느껴진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문건의 유출 경로만 밝힌다 해서 이 문제가 조용해지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청와대는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근본 원인부터 찾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쇄신책을 내놔야한다”고도 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해선 “유서로 남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실 회유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정 의장은 국회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를 만나 “(대통령이) 국회와 적극 소통해야 하고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시정을 요구하는 게 국회가 할 일”이라며 “그동안 몇 번 의견을 전달했지만 너무 그런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최 부총리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꼭 좀 통과시켜 달라”고 하자, 정 의장은 “낮잠을 즐기는 것 아닌가”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직접 전화하거나 청와대에 초청해 설명하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법안을 던져놓고 ‘국회가 알아서 하겠지’ 이런 것보다는….”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