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라이벌 갱단끼리 ‘피의 보복전’을 벌여 2년간 모두 14명이 숨졌다. 보복전은 유럽전체로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이 보복전에 대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4일(현지시간) “영화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갱들의 전쟁”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뿐 아니라 벨기에와 스페인, 영국에서도 갱들의 추격전과 살해사건이 이어져 보복전의 무대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3월에 벨기에 항구도시인 앤트워프의 부두에서 세관 당국은 200t에 달하는 코카인을 적발했다. 우리 돈으로 243억원에 달하는 양이었다.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었고, 비슷한 양의 코카인이 이미 부두에서 빼돌려진 뒤였다.
이 코카인은 베나누프 아다우이라는 인물이 두목으로 있는 갱단이 영국으로 밀수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화물 중 절반을 라이벌 갱단인 ‘거북파’가 탈취해갔고, 나머지 절반이 세관에 적발된 것이다.
이후 베나누프파가 거북파에 대한 보복에 나서 2002년 10월에 코카인을 빼돌린 나젭 부보우라는 핵심 조직원을 살해했다. 이에 거북파가 반격에 나서 베나누프파 조직원 2명을 죽였다. 이 현장에는 두목인 네나누프도 있었으나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보스’까지 겨냥한 보복전은 이후 더 치열해져 양측 간에 지난 9월까지 모두 14명이 숨졌다. 심지어 한 조직원에게 무려 80발의 총을 쏴 처참하게 죽인 경우도 있었다. 또 보복 과정에서 상대편 조직원과 같은 모델 및 색상의 차를 타고 다니는, 이번 사건과 무관한 민간인이 살해되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코카인을 빼돌리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또 다른 인물이 지난 5월에 살해되자 보복전이 종결됐다고 판단했으나, 그 이후에도 4건의 살해사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추가 살해를 막기 위해 양쪽 갱단이 상대편의 누구를 다음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할 경우 해당 조직원에게 ‘몸 조심하라’고 귀띔해주고 있을 정도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네덜란드 갱단들의 피비린내 나는 보복전… 2년간 14명 사망
입력 2014-12-15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