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800만대에 만족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며 “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자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올해 실적 점검 및 내년 생산·생산 판매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내년 시장 환경에 대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한 뒤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정 회장은 이어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들이 글로벌 주요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한다”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725만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692만대) 대비 4.8%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연초 수립한 글로벌 판매 786만대를 14만대 초과한 800만대 판매가 확실시되고 있다. 국내에서 2.5% 늘어난 103만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에서는 중국의 두자릿수(10.6%) 성장률을 비롯 브라질, 인도, 미국 등 주요 지역 고른 성장세 속에 지난해보다 5.1% 높아진 621만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지난해(8099만대)보다 3.5% 증가한 8383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년에도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성장으로 올해보다 3.9% 증가한 8710만대 규모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 유럽, 신흥시장에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SUV와 함께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국내와 미국시장에 출시하고, 성능 및 연비를 업그레이드 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신형 K5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더 높인다는 전략이다. 연말에는 도요타, 혼다에 이어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