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당했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올 시즌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대표팀은 월드컵 대회마다 금메달 2개 이상을 따내며 세계 최강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2013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자인 신다운(21)은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1500m 결승에서 2분16초943로 샤를 아믈랭(캐나다·2분17초041)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월드컵 3연속 금빛 질주다. 1차 대회 1500m에서 우승한 신다운은 2차 대회에서도 1000m와 5000m 계주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또 ‘잊혀졌던 쇼트트랙 스타’ 곽윤기(25)가 남자 5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 40초439로 샤오린 산도르 류(헝가리·40초526)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12월 2012-2013시즌 월드컵 4차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지난 시즌 월드컵 2차와 4차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치는 등 부진을 거듭하다 소치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가 3관왕에 오르면서 대표팀은 국민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절치부심했다. 특히 논란이 많았던 국가대표 선발 방식을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렸으며 최종 선발전을 시즌 개막 직전인 9월에 치러 컨디션이 최상인 선수를 뽑았다.
그 결과 신다운은 명예회복에 성공한 모습이다. 연맹 관계자는 “소치올림픽 때의 쓰라린 경험이 약이 된 것 같다”면서 “스케이팅에 대한 자세가 확실히 달라졌고, 올 시즌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자신감도 더해졌다”고 칭찬했다.
2012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자인 곽윤기의 활약도 눈에 띈다. 곽윤기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끝난 뒤 대표 선발전에서 이른바 ‘짬짜미’ 파문에 휘말렸다. 이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소치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밴쿠버올림픽 2관왕 이정수(25)와 함께 대표팀에 복귀하며 재기의 희망을 키웠다. 2차 대회 계주 금메달과 500m 동메달로 가능성을 확인한 곽윤기는 마침내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편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17)는 1500m에서 2분31초300으로 한위퉁(중국·2분31초255)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아랑(21)은 여자 500m 1차 레이스 결승에서 동메달을 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한국 남자 쇼트트랙 부활
입력 2014-12-14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