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회의 폐막 미뤄져…‘개도국’ 대변 중국 반발로 난항

입력 2014-12-14 17:41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가 폐회일인 12일(현지시간)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중국의 반발 탓이다.

선진국들은 중국, 일본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의 자발적 감축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등 개도국들은 선진국의 추가 기여와 재정적 지원 등의 조건을 선결과제로 주장하고 있다. 인도는 “수백만명의 빈민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기후변화 관련 정책은 비용이 들게 돼 있다”며 반발했다.

외신들은 중국 측 협상단이 선진국들의 초안 내용을 두고 “개도국의 경제적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불공평’하다”며 협상 정체를 선진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은 미국측 고위급 대표인 토스 스턴을 인용해 “이런 상태라면 내년 신기후체제 협약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은 물론 유엔기후변화협약 자체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폐회를 하루 연장한 가운데 마누엘 풀가르-비달 페루 환경장관은 “거의 결론에 도달했지만, 정치적인 결정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개최국인 페루는 앞서 지난 11일 각 참가국에 4가지 주요 쟁점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의 초안을 작성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회의는 내년 말 파리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신(新)기후체제’를 채택하기에 앞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여방안을 내놓고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신기후체제 협약은 지구의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시기보다 2℃ 높은 수준에 맞추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산업혁명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0.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100년 지구 평균기온이 2000년 대비 4.8℃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