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총선 승리 아베 재신임시 엔저기조 심화될 것 ”

입력 2014-12-14 17:38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무제한 양적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일본 금융당국은 당분간 엔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환시장 요동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러면서 엔·유로 환율 내재 변동성이 지난 11일 1년여 사이 최고치에 근접했음을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의 유럽 수석 환 전략가 이안 스태나드는 “연말은 통상적으로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올해는 위험 요소들이 단기적으로 유난히 몰려 있다”며 “최근 추이를 볼 때 가장 많이 거래되는 달러, 유로, 엔화 시장이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유로화 매각이 2012년 7월 이후 ‘가장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비해 엔화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진정되는 국면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이어 달러강세 구도가 굳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를 ‘자산 통화’로 보유하며 엔화 가치가 변동함에 따라 매매에 나서 이익을 챙기는 추세가 나타나는 한편,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달러를 매입해 금리 차액을 벌어들이는 ‘캐리 트레이드’는 잦아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벨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베가 재집권하면 엔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일본의) 성장과 인플레 추이가 변수다. 성장과 인플레가 부진하면 (아베가) 엔저기조를 계속 몰아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포니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바란 공동 최고경영자(CEO)도 “(최근의 엔 가치 반등에도) 엔저가 여전한 기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의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일본 기업은 엔저로 얻은 이익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해 가격·품질 경쟁력 향상에 나서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