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탑승 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네티즌들은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장면인데…”라는 반응이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조 전 부사장을 국토부로 출석시켜 ‘땅콩리턴’ 사건의 대질 심문을 벌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탑승 전 저녁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와인 1병을 나눠 마셨다”며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마신 와인이 몇 잔에 불과, 소량이라고 진술했다”고 14일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데자뷰인가… 어디서 본 장면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정에서 “술에 취했다”고 진술하는 것은 성범죄자들이 감형받기 위해 자주 진술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매일 기사거리를 만드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를 두고 “땅콩 매뉴얼을 만들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건 관련자들을 미리 접촉해 달력을 준다” “기자회견 전 미리 리허설을 한다” “결정적인 증거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감추며 시간을 끌어야한다” “사고 당시에는 술에 취했다고 대답 한다”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에서 폭행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조사 후 기자회견에서도 “사무장 폭행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사무장은 검찰 조사 등에서 조 전 부사장이 폭행과 욕설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사무장은 “사건 후 대한항공 직원들이 집으로 찾아와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이라 회사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며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사건 조사팀은 오는 15일 조사한 내용을 서승환 국토부 장관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승무원 진술 등이 엇갈리고 있어 탑승객 제보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내세우며 탑승객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조현아의 땅콩 매뉴얼.1] ‘탑승 전 술 마셨으니 봐줄 수 있겠죠?’
입력 2014-12-14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