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려웠던 시절, 위로하고 격려해줬던 해군 동료들과 군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역한지 40년이 넘은 해군 예비역 중사가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해군은 12일 고경구(74)씨가 장학금 5000만원을 해군 순직·전사자 자녀들을 위해 써달라며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기탁했다고 14일 밝혔다.
1962년 9월 해군 신병 100기로 입대해 1971년 12월 중사로 전역한 고씨는 이달 초 해군본부에 장학금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해군관계자들은 12일 고씨와 만나, 고씨 자택 인근 식당에서 조졸한 기탁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고씨는 복무했던 9년간 동료병사와 장교, 군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은혜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 생활 동안 동료들이 친가족처럼 보살펴줬다”며 “40년이 지났지만 해군을 잊지 않았으며 해군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기탁 이유를 밝혔다. 고씨는 수수한 옷차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은 전사하거나 순직한 해군 장병 유자녀들의 장학금 조성을 위해 해군발전자문위원을 비롯한 기업체, 일반인이 뜻을 모아 지난 1월 14일 설립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해군에 5000만원 기탁한 고경구 예비역 중사
입력 2014-12-14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