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독실한 이슬람 교인이기도 한 이란 변호사 시린 에바디(67)가 “이슬람 근본주의를 뿌리 뽑으려면 그들에게 폭탄을 던지는 대신 책을 던져주라”고 제안했다.
에바디는 12일(현지시간) AFP통신 인터뷰에서 “문맹과 사회정의 결핍이 근본주의를 키워내는 두 갈래 뿌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탄을 던지는 대신 책을 주고 학교를 세우면 뿌리가 뽑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과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이슬람국가(IS)는’ 단순한 테러집단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라며 “이데올로기와 맞서 싸우려면 그 뿌리를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나이지리아 보코하람, 리비아 사태, 서방 국가들에서 벌어진 테러공격과 관련해 서방세계가 일말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서방이 중동에 간섭하고, 부패한 독재자들을 지원하는 한편 유럽·북미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인을 차별·냉대함으로써 분노를 키웠다는 것이다.
에바디는 “오늘날 상당수 유럽인마저 근본주의에 합류하는 행태는 이슬람교도 2세대가 얼마나 핍박과 차별을 받는지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첫 여성 판사를 지낸 에바디는 민주주의와 여성 및 어린이의 인권 향상에 헌신한 공로로 200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2009년 이란에서 추방되는 등 일생을 걸고 이슬람 근본주의와 투쟁해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노벨평화상 에바디 "IS에 폭탄 아닌 책 던져야"
입력 2014-12-13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