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무릎 꿇리고 폭행까지? 사무장 “손등 찍고 삿대질 하며 밀어 붙였다”

입력 2014-12-13 00:01 수정 2014-12-13 00:5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 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 당시 항공기에서 쫓겨났던 사무장이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무장 박모씨는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땅콩을 제공하려던 여승무원을 조 전 부사장이 질책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자신이 용서를 구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며 매뉴얼 내용이 담겨있는 케이스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차례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은 겪어보지 않은 분은 모를 것”이라고 털어놨다. 박씨는 또 조 전 부사장이 자신과 여승무원을 무릎 꿇게 하고 삿대질을 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도 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거야’라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제가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이 박씨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씨는 “언론보도로 사건이 알려지자 대한항공 직원 5~6명이 집에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 숙지를 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질책을 한 것이고 욕설을 하지 않았으며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진술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측은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들이니 (조사를 하더라도) 짜고치는 고스톱일 것”이라고 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회사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나와 내 동료인 승무원에 대한 배려나 미안함 등 품어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박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밤 10시30분쯤 7시간 넘게 진행된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과 만나 폭행과 욕설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르는 일이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