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26·KIA 타이거즈)에 이어 김광현(26·SK 와이번스·사진)의 메이저리그 도전도 무산됐다.
SK는 12일 “김광현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 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광현도 “다시 돌아온 SK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좀 더 준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로 최고액을 써냈다. 응찰액이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돌았지만 SK는 김광현 의사를 존중해 승낙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계약 마감시한인 이날 오전 7시까지 샌디에이고와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달 초 김광현을 초청하고 유니폼까지 전달했지만 만족스런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로써 한국 프로야구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역사는 류현진을 빼면 비극이 계속되게 됐다. 류현진은 2012년 11월 역대 포스팅 금액 4위에 해당하는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거액을 제시한 LA 다저스와 협상을 시작했고 마감시간을 30초 앞두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류현진의 초대형 계약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포스팅 잔혹사는 끝난 듯 보였다. 나아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맹활약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진출에도 탄탄대로가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한국 선수들은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윤석민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으나 첫해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한 번도 승격되지 못하고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올 시즌 양현종은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했지만 예상보다 낮은 응찰액에 KIA 구단이 결국 거부했다. 양현종에게 제시된 금액은 김광현보다도 낮은 15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의 경우 포스팅 응찰액을 수용하고도 계약에 이르지 못한 첫 사례로 남게 됐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꼽히는 양현종과 김광현의 잇단 포스팅 실패는 우리 야구 수준을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냉정한 평가를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두 선수 모두 1년 뒤 새롭게 포스팅을 하거나,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기량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올해 치욕을 씻을 수 있다.
아울러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27)는 한국 야수 최초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리고 있다. 오는 15일 신청할 예정인 강정호가 포스팅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김광현, 메이저리그 진출 무산…‘포스팅 잔혹사’ 계속되나
입력 2014-12-12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