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팔달산 겁나서 못가요” … 용의자 검거됐지만 주민들 불안감 여전

입력 2014-12-12 13:31

“이제는 팔달산에 겁이 나가 못가요. 그 주변 도로가나 산책하는 정도죠.”

팔달산 등산로 산책이 빼먹지 않는 하루 일과 중 하나였다는 김모(59·여)는 12일 팔달산에서 토막시신이 발견된 뒤에는 무서워서 이럴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사건 피의자가 경찰에 검거됐지만 사체가 유기된 팔달산 등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가끔씩 팔달산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산책한다는 경기도청 직원 이모(45)씨는 “남자지만 이번 사건 이후에는 팔달산을 오르려면 주위를 한 번 더 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주택가는 더했다.

한낮이지만 다시 찾아온 추위로 사람들이 걸음이 빨라졌다. 왠지 모를 적막감은 길목마다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통행하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종종걸음으로 지나쳤다. 70대로 보이는 할머니는 “무서워, 사람이 무서워”라고 말하면서 손사래를 치고 사라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1일 오후 11시30분쯤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한 모텔에서 한 여성과 투숙하러 들어간 박모(50대 중반·중국동포 추정)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오후 2시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연다고 언론에 알렸지만 피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데다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브리핑 일정을 추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