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브로커에 성관계 강요받아…” 탈북 여대생의 끔찍한 증언

입력 2014-12-11 22:08 수정 2014-12-11 22:59
사진=YTN 캡쳐

탈북 여대생 박연미(21)씨가 탈북 브로커에게 성관계를 요구받았던 사연을 털어놨다.

10일 미국 국무부 강당에는 톰 말리노프스키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주최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는 행사가 열렸다. 인권단체 관계자, 일반시민, 학생, 각국 외교관 등 30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노동당원인 아버지를 둔 박씨는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대인 혜산에 살았다. 2000년대 배급이 끊어지며 아버지가 밀무역에 종사한 것이 발각돼 교화소에 끌려가야 했다. 마침 친구의 어머니도 DVD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그는 더 이상 북한에서 미래가 없다며 어머니와 함께 중국으로 탈북했다.

박씨는 “탈북 브로커가 성관계를 요구했다”며 “거부하면 중국 공안에 알리겠다고 협박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13살이였고 북한을 탈출한 첫날이었다. 박 씨는 “처음에 탈북 브로커는 나를 성폭행하고 팔아넘기려 했지만 어머니가 ‘우리 딸은 13살로 아직 어린아이’라고 호소했다”며 “결국 어머니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항상 칼을 몸에 품고 다녔다. 공안에 적발돼 강제북송되면 자살하려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금도 중국에는 30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있다. 젊은 여성과 어린 소녀들은 200달러에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17세 때인 2009년 어머니와 함께 몽골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등에 북한의 장마당 경제와 젊은 세대의 의식변화를 알리는 논평을 기고했다. 영국 의회에서도 북한 인권 실태를 증언했다. 이에 영국 BBC방송은 그녀를 ‘올해의 세계 100대 여성’으로 선정했다. 영국의 영화제작사 스퀘어 아이드 픽처스(Square Eyed Pictures)는 그녀에게 북한 인권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을 맡겼다. 영화는 오는 12월 제작을 마무리하고 개봉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다음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가 최종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처음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하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