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정비명장 고소가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9일 국내 1호 ‘자동차 정비명장’ 박병일(57) 카123텍 대표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자동차 전문가라는 지위를 이용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허위사실이나 잘못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자동차 판매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고소 이유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이 국가가 인정한 자동차 정비명장의 언론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아 고소까지 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가 문제 삼은 박 명장의 언론 인터뷰는 모두 5건이다. 아반떼의 엔진룸 누수, 아반떼의 에어백 센서 미작동, 충주 투싼ix 에어백 미작동 사고, 송파 버스사고, 레이디스코드 교통사고 관련 인터뷰다. 박 명장은 인터뷰를 통해 차량 결함 가능성을 계속 지적해왔다. 현대차는 박 명장의 주장이 틀렸다는 입장이다. 아반떼 엔진룸 내부의 모든 장치들과 에어백 센서는 방수처리 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 송파 버스사고나 레이디스코드 교통사고는 차량 결함이 아니라 운전자 과실로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현대차는 인터넷 등에 현대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들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신형 제네시스 결함 의혹을 유포한 네티즌을 고소해 벌금형 판결을 받아냈고, 최근에는 현대차의 안전성 등에 대한 악성 허위글을 유포한 네티즌 2명도 고소한 상태다.
박 명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근거없이 주장한 게 아니라 대부분의 인터뷰는 직접 실험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며 “불량식품을 불량식품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고소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 명장은 자신의 발언을 입증할 자료를 모아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박 명장은 1999년 자동차 급발진 현상 원인을 분석해 이름을 알렸고, 200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1호 자동차장비 명장으로 선정됐다.
현대차가 비판여론을 감수하고 고소를 택한 것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의혹들이 비판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수출용과 내수용 논란, 부실 조립 논란, 에어백 논란 등 현대차에 대한 의혹들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일부 의혹들은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차는 지난 7월에는 네티즌 등을 초청해 제네시스 충돌 시연회까지 열었다. ‘수출용 제네시스는 튼튼한데 내수용 제네시스는 약하다’는 의혹을 풀기 위해서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죽하면 고소까지 하겠느냐”며 “오해나 의혹제기, 비판은 수용할 수 있지만 명백한 허위 사실에는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재송/23면/현대차, 자동차 명장 고소 논란
입력 2014-12-11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