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는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대자보를 반박하는 어느 아버지의 대자보가 트위터를 통해 번지고 있다. 최씨는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칭한다.
‘화가 난 젊은이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어느 한 대학에 나붙었다.
이 대자보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진정 지성인의 요람인 상아탑에서 나온 말인가?”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지난 3일 연세대에 처음 붙은 20대 청년의 대자보 내용을 반박한다.
그는 “경제는 잘 모른다면서 경제수장이 가진 소주병 빼앗아 제 잔부터 채우겠다고 한다”고 비판한다.
이어 “자신이 체감하는 삶이 최씨 아저씨와 맞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수십 만쪽에 달하는 경제관련 정보는 쳐다보지도 않고 친구 2명이 야근한 정도면 1명을 채용할 수 있는데 왜 채용인원은 적냐며 국가에 삿대질이다. 진정 야근자들 대신이라면 일자리는 충분하고 믿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대자보는 20대가 자살로 죽었다는 서울시 통계를 인용해 마치 일자리 부족을 원인으로 돌리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작년 서울시 통계를 보면 40대 이상은 암으로 죽고, 20대는 자살로 죽었답니다. 장년층이 속 곪아 암으로 죽는다면, 청년층은 애쓰다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라는 청년들의 대자보에 대한 반론이다.
또 평균 1300만원어치의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하는 20대의 현실을 통감하며 측은한 마음이 들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20대들이 “자신들을 봉으로 알면 순순히 애를 낳아주지 않을 것”이나 “우리는 순순히 연금을 내주지도, 집을 사주지도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이들이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한 이유가 다 남 탓, 정부 탓이란다.”고 비판하며 힘겨운 경제 상황을 몸소 겪은 아버지 세대로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력하는 청년들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자보는 마지막으로 “세상은 분명 자기하기에 달려있다. 남을 탓하지 않는 것, 그것이 출발이다”며 “그대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는 여러분들을 너무도 사랑한다”고 적고 있다.
대자보 하단에는 ‘긍정의 힘을 믿는 아버지’라고 표시돼 있다.
앞서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20대 대안 미디어 ‘미스핏츠’(misfits.kr)는 지난 3일 서울 신촌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과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는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글에서 “아저씨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제게 “일자리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정규직 이놈들 순순히 권리를 내놓아라”로 들렸거든요. 저희는 정규직이 과보호돼서 불만인 게 아니라, 비정규직이 너무 보호 안돼서 불만인데, 자꾸 아저씨는 ‘창의적’인 해법을 말합니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화가 난 젊은이들에게 고함!’ 어느 아버지의 반박 대자보
입력 2014-12-11 17:18 수정 2014-12-11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