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타임스 “김정일, 외국인 납치 직접 지시”… 북한 공작원으로 활용 계획

입력 2014-12-11 17:07

2011년 사망한 김정일(사진) 북한 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외국인들을 납치해 공작원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계획하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세의 일본 여학생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 당국에 납치된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익명의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1970년대 후반 북한의 ‘조사부(Investigation Department)’라는 북한 노동당 소속 조직이 외국인 수십명을 선별적으로 납치해 북한 공작원으로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비밀문건 내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건에는 김 위원장이 1977년 9월과 10월에 한 차례씩 조사부 수장을 만나 정보활동에 외국인을 활용하는 계획을 검토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조사부 수장과 당 관리들에게 20대 외국인들을 납치해 5∼7년간 정보원으로 교육하면 60세까지 써먹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1977년 김 위원장의 지시 이후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 중에는 요코타 메구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1978년 한국 여배우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을 납치한 배경에도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장일훈 주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납치공작에 관여했다는 내용을 부인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장 대사가 공작원들의 납치행위는 일본이 1900년대 초 한반도를 지배할 당시 행한 잔학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데 대해 분개해 이뤄진 일이며, 북한 정부는 납치 사건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김정일 위원장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 공작기관에 의해 납치된 외국인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포함해 중국인, 말레이시아인, 레바논인, 프랑스인, 이탈리아인 등이 포함돼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