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남자프로골프(JGTO)가 침체일로의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선수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KPGA는 최근 들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기세에 밀려 대회 수나 총상금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KLPGA는 27개 대회에서 총상금액만 165억원에 달해 풍성한 한해를 보냈다. 상금 1억원 넘게 번 선수만도 45명이었다. 하지만 KPGA 정규투어는 14개 대회에 총상금액이 91억원에 불과했다. 23명만이 1억원 이상 받았다.
수년간 계속돼온 열악한 투어환경에서 선수들은 상금이 많이 걸린 미국과 일본무대로 속속 진출했다. 올 시즌 JGTO에서 활약한 한국선수만도 26명에 이른다. 내년 시즌 JGTO 시드권을 따기 위한 퀄리파잉스쿨(Q스쿨)에 10여명의 선수들이 도전장을 냈고 지난 10일 노장 황인춘(40)을 비롯해 권성열(28) 김도훈(25·혼마) 박일환(22·JDX) 등이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미국프로골프(PGA) 출전권을 상실한 양용은(42)마저 일본 Q스쿨에 응시해 4위로 시드권을 따냈다. 이에 따라 내년도 JGTO에서 뛰는 한국선수는 3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JGTO 진출 러시로 국내투어가 더욱 위축될 거란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상금규모가 크고 수준이 높은 일본투어 도전이 프로선수들에겐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JGTO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 비해 대회 수는 10개 적은 25개이나 상금규모는 더 많아 미국과 유럽선수들도 종종 도전하는 무대다.
JGTO에서 2010년 김경태, 2011년 배상문이 상금왕에 오를 만큼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진 것도 일본투어 진출이 늘어나는 이유다. KPGA 박호윤 사무국장은 “국내투어 상금이 적어 일본으로 간다는 단순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프로선수라면 도전하고 싶은 가장 현실적인 무대가 일본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남자골퍼, 일본투어 진출 러시
입력 2014-12-11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