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갑질하냐” 조현아 국토부 조사 불응에 후폭풍 계속

입력 2014-12-11 15:09 수정 2014-12-11 15:35

국토교통부가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12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출두하라고 했으나 조 전 부사장이 이를 거부하자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11일 한 문장으로 된 입장 자료를 내고 “조 전 부사장의 12일 출두는 당장 어려우나 국토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12일 오전 10시에 와서 조사받으라는 국토부의 요구에도 같은 내용으로 답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토부 출두 요구에 바로 응하지 않은 데 대해 “국토부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조 전 부사장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사직했으니 신변정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갑질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다 보여줘라. 자질 없는 것들의 부의 세습이 이 사회에 얼마나 암적인 존재인지 더 밝혀줘라.” “법 위에 군림하네. 대단하다. 권세가문의 딸 조현아” “나라를 전 세계적인 비웃음거리 되게 해놓고 출두거부? 아직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거 같은데 나라 망신시켜놓고” 등의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하면서 국토부 조사에 불응할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가 너무 적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국토부가 강력히 대응하라. 끝까지 지켜보겠다. 사무장분 미국 공항에 버려져 12시간 얼마나 공포였을까?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고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들은 “국토부가 질문을 해서 끝낼 사안이 아니지. 검찰에서 구속수사를 해도 모자를 판에. 겨우 500만원 과태료가 이 사람들한테 무슨 의미지?” “입심도 세고 나라 부름에도 거부하니 땅콩 공주가 자존심이 강하니 그 자존심 업(UP) 시켜서 과태료를 1000억원 정도 해야 자존심에 맞지요. 안 그래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국토부는 지난 8일 8명의 조사팀을 구성하고 지난 5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이륙 직전에 탑승게이트로 회항했던 항공기의 기장, 사무장, 객실 승무원 등 10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국토부 이광희 항공안전과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직접조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직접조사에 임해줄 것을 재차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항공법 150조는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당사자들에게 질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7일 전까지 질문 내용과 장소, 시간 등을 통보하면 질문에 답을 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500만원의 처분을 받게 된다.

한편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전날 사장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 “승객 앞에서 해당 사무장에게 잘못된 서비스를 지적한 사실은 인권유린이고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행동이었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그동안 땀 흘린 직원의 노고에 반하는 행위로 (대한항공을) 국제적 망신거리로 만든 데 대해 직원에게 정식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며 “구시대적 발상의 후진적 관리체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경영진은 인권을 존중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관련자 징계가 없어야 하며 불필요한 교육 등 근로조건의 저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객실승무원이 일부 포함된 대한항공 노조가 조 전 부사장 사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종사 노동조합은 앞서 9일 성명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촉구한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 법령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