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 이스라엘 정치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입력 2014-12-11 14:03

내년 3월 조기총선을 치르는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해임된 치피 리브니 전 법무장관이 최대 야당인 노동당과 선거 연대를 선언했다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삭 헤르조그 노동당 대표는 이날 방송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총리 임기의 첫 2년은 내가, 나머지 2년은 리브니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당이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을 총선에서 앞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유대민족국가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 이에 반대했던 연정 파트너인 리브니와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을 해임했다. 이어 8일에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당은 의회(크네셋)에서 120석 중 15석을 차지한 제1야당이다. 연정 붕괴 전에는 리쿠드당(20석)과 예쉬 아티드당(19석), 유대인의 고향(12석), 베이테누당(11석)과 리브니가 대표인 하트누아당(6석)이 연정을 이루고 있었다.

연정 붕괴 뒤 여론조사에선 보수당인 리쿠드당이 22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하고 노동당은 12석, 하트누아당은 4석 정도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노동당과 하트누아당이 선거연대를 할 경우 리쿠드당을 앞지를 것이라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이스라엘의 유력 여성정치가인 리브니는 5선 의원으로 2005년까지는 리쿠드당 소속이었다. 2001년부터 13년간 외무·법무·이민부 장관 등 장관직만 8차례 맡았다. 리브니가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에 오른다면 1969년 골다 메이어 이후 이스라엘의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