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말랄라 “모든 어린이가 학교에 다닐 때까지 싸우겠다”

입력 2014-12-11 09:58

“나는 말랄라입니다. 나는 샤지아이고 나는 아미나이며 학교 밖에 내쳐진 6600만명의 여자 아이입니다…나는 모든 어린이가 학교에 다닐 때까지 계속 싸울 것입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의 ‘탈레반 피격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7)는 10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자리를 같이 한 자신의 친구들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유창한 영어와 확신에 찬 고무적 연설로 수 차례 박수를 받은 그는 또 “이 상은 교육받기 원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어린이와 변화를 원하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말랄라는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많은 어린이가 사회적 금기 때문에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노동이나 조혼에 내몰리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이나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도 여자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설에서 이전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인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를 언급한 그는 자신이 탈레반의 총격을 머리에 받으면서까지 여자아이의 교육권을 주장한 것과 관련, “가만히 침묵을 지키면서 죽든지, 아니면 당당히 발언하고 죽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후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하다는 나라들이 평화를 가져오는 데는 왜 이렇게 약한가, 총을 주는 것은 쉽게 하면서 책을 주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탱크는 쉽게 만들면서 학교를 짓는 것은 왜 이렇게 힘든가”라며 어른들을 질책했다.

이어 “45년 전에 이미 달에도 갔는데 무엇이 불가능한가”라며 “이번 세기에 모든 어린이가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고향인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와 샹글라에 학교를 짓는 데 우선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에 피격당한 말랄라와 평생을 아동노동 근절에 힘쓴 사티아르티를 올해 노벨 평화상 공동수상자로 발표했다. 말랄라와 사티아르티에게는 800만 크로네(12억37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절반씩 수여된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