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유니폼 때문에 진땀뺀 모비스 프런트

입력 2014-12-10 20:51 수정 2014-12-10 22:01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 전시돼 있는 선수들의 유니폼 중 왼쪽 맨 아래 라틀리프의 유니폼만 비어 있다. KBL 제공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10일 열린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부산 KT전. 3쿼터가 끝나갈 즈음 모비스 프런트가 바빠졌다.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상의 유니폼을 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모비스 프런트는 체육관 내에 있는 우승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유니폼을 빼내 라틀리프에게 입혔다. 라틀리프는 자신의 싸인이 쓰여진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할 처지가 됐다.

사연은 이랬다. 라틀리프는 이날 오전 장염에 걸렸다.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유재학 감독도 라틀리프의 장염이 심하다고 판단해 이날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라틀리프는 경기장에서 차량으로 20분가량 걸리는 숙소에 자신의 유니폼을 두고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았다.

그런데 KT전은 접전 양상으로 흘렀다. 설상가상으로 한 명 남아있던 외국인 선수 아이라 클라크마저 3쿼터 중반 4번째 파울을 범해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결국 유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라틀리프를 투입시키기로 결정하고 유니폼을 입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모비스 프런트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라틀리프는 경기장 한 켠에서 자신의 싸인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몸을 풀었다. 라틀리프의 유니폼은 3쿼터 마치기 직전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도착했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이미 땀에 젖은 옷이 좋다며 전시관에서 빼낸 옷을 입고 4쿼터를 뛰었다.

울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