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인권침해 용납 못해”

입력 2014-12-10 17:29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회가 박현정 대표이사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서울시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박 대표의 해임 여부를 즉각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10일 “박 대표의 직원 인권침해 여부는 현재 서울시 인권담당관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공연 일정 임의 변경 등 업무 태만 여부는 조사담당관에서 조사 중”이라며 “둘 다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시향 이사회가 해임권을 갖고 있는 박 대표의 경우 인권침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해임안을 상정해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은 성희롱, 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시향 대표의 해임 근거 규정으로는 경영평가, 직무 수행능력 부족, 시향 이미지 실추 등이 있다. 이사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사태 수습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정 감독은 오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100여명의 단원들을 앞에 두고 박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인권 문제를 알게 된 건 꽤 오래됐다. 일년도 넘었다”면서 “(박 대표에게) 한 번 불려 들어가면 몇 시간동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래 나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모르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이건 인권문제”라고도 했다.

시 관계자는 정 감독이 시향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인권침해를 보고는 못 견디겠다’는 단서를 단 것으로 봐서 진심으로 사임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가 이사회에서 해임될 경우 정 감독도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박 대표는 국민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감독에 대한 서울시의 조사와 사임 가능성과 관련해 “대한민국에서 정 감독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서울시향에 중요한 사람도 내가 아니라 정 감독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3월부터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정 감독의 임기는 올해 연말까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