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지도부,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반대 표명

입력 2014-12-10 15:58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심리와 관련해 해산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제1야당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즉각 “헌재에 대한 압력행위”라고 강력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까지 새정치연합은 ‘종북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그러나 헌재의 연내 결정 가능성, 시민사회·종교계·재야원로들의 해산반대 주장이 거세지자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표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통합진보당 강령에 찬성하지 않고 이석기 의원의 언행도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민주주의 국가에선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통합은커녕 이분법과 진영논리에 매몰돼 반대 내지 비판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어록과 독일 반(反)나치 운동가였던 마틴 니묄러 목사의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라는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문재인 비대위원 역시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박근혜정부의 인권 수준을 거론하면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지원 비대위원은 지난달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당해산 명령은 세계적으로 ‘나치’가 유일하다”며 헌재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한 바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