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 구조,사망 선원들 러시아 출발… 20일쯤 도착

입력 2014-12-10 14:42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선장 김계환·1753t)의 동남아인 생존 선원 6명과 사망자 21구의 유해가 러시아 운반선을 통해 부산으로 이송된다.

특히 부산해양항만청은 오룡호 승선원의 자격미달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서류를 변조해 출항을 승인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대책본부는 러시아 국적 어획물 운반선 오딘호가 사조산업의 96오양호에 있던 생존 선원들과 유해를 넘겨받아 10일 오전 11시쯤 사고 해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오딘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어획물 통관 절차를 거친 뒤 부산으로 향하게 된다. 오딘호는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이르면 20일쯤 부산 감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인 선원 시신 6구는 가족들이 “모든 한국인 실종선원을 찾은 뒤 함께 송환해 달라”는 요청으로 인해 미뤄졌다.

사고 해역의 기상악화로 사흘째 중단된 오룡호 실종선원 수색작업은 이날부터 재개됐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오후 6시쯤 사고해역의 기상이 호전될 전망이어서 러시아 나바린항 인근에 피항했던 수색선 12척 가운데 3000t급 이상 5척이 사고해역으로 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고해역에는 이날 초속 18m의 바람이 불고 파도는 3m 이상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현지의 한 구조 전문가들은 “풍랑으로 인해 설령 실종 선원들이 구명동의를 입고 있었다 하더라도 몸에서 동의가 벗겨지면서 시신이 가라앉았을 확률이 높다”며 “실종자 추가 발견이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추가 시신 발견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또 선체인양에 대해 “사고 해역의 수심이 100m가 넘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양 장비와 인원들을 동원하려면 비용도 매우 많이 들뿐 아니라 날씨도 조용해야 가능해야 시도할 수 있으므로 당장은 어렵고 기상 조건이 좋아지는 내년 5∼6월쯤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룡호 침몰사고를 조사 중인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해양안전서 수사전담팀(팀장 이현철 경감)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사조산업 승선공인 담당자를 조사한 결과 오룡호 승선 선원 가운데 2, 3기사 외에 통신장도 승선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수사팀은 한국 선원 11명 가운데 선장을 포함한 핵심 선원 4명의 자격증이 선박직원법에 정한 해당 직책 기준에 못 미치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부산해양항만청은 오룡호 승선원의 자격미달 사실을 확인하고도 선장을 갑판수로, 기관장을 조기수로, 1기사를 2기사로 면허 급수에 맞게 변경할 것을 종용한 뒤 공인신청서의 직무란과 승무원 명부를 변경해 승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생존 선원 6명이 부산에 도착하는대로 참고인 자격으로 사고 원인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오룡호 침몰사고 발생 10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구조자는 7명, 사망자는 27명(한국인 6명, 동남아 21명), 실종자는 26명(한국인 5명, 동남아 21명) 등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