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속도’ KTX 개통 12년 만에 충청과 호남지역에 본격적인 ‘고속철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충청 이남에는 고속철 전용 선로가 아닌 일반 선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목포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됐지만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되면 2시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10일 현재 충북 오송~광주 송정 구간 182.3㎞에 8조4000여억원을 투입하는 고속철 전용 철로 본선 신설 공사를 모두 완료했으며 건물, 전력, 통신, 차량 기지 건설 등 전체 공정율은 97%에 달한다.
공단은 호남고속철도에 투입할 신형열차의 성능시험과 신설 구간에 대한 시설물 검증시험을 마치고 지난 10월 21일부터 신형고속열차 22편성(220량)의 시운전에 들어갔다.
공단 측은 호남고속선 전 구간에서 일일 4편성 이상 시운전을 시행해 차량성능을 확인한 후 내년 1월초부터 2월말까지 실제 운행할 호남고속열차를 정상운행과 같은 조건으로 영업시운전할 계획이다.
◇ 오송~광주 송정, 2시간→54분으로 단축 ‘고속철 시대 개막
오는 3월 새 노선이 개통되면 호남선 서울 용산역부터 광주 송정역까지는 기존보다 66분 단축된 1시간 33분 만에(300㎞/h 기준) 갈 수 있게 된다. 용산부터 목포역까지는 약 2시간5분이 소요된다.
기존에는 충청 이남에는 고속철로가 놓여 있지 않아 서대전역부터 목포역까지 구간의 KTX 속도는 150∼220㎞/h, 광주송정역과 광주역 구간은 100∼160㎞/h에 불과해 ‘무늬만 고속열차’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그동안 충북 오성부터 광주 송정까지 182.3㎞ 구간 이동에 2시간이 소요됐지만 호남고속철도 1단계가 개통되면 54분으로 단축된다.
◇ 30분 간격 운행, 호남권 이용객 2배 이상 늘 듯
소요 시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1시간이 넘었던 열차 운행 간격도 30분 안팎으로 줄어들고 일일 운행 편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호남선 KTX는 평일을 기준으로 왕복 42회(주말 44회) 운행하며 왕복 20회(주말 22회), 무궁화호는 64회(주말 66회) 운행한다.
철도공사 측은 이론적으로는 30회 이상 증편 운행이 가능하며 실제 수요조사와 다른 열차와의 운행 간격을 따져 정확한 운행횟수를 결정할 방침이다. 느리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있고 작은 역들을 경유하는 무궁화호의 운행 편수는 유지하고 새마을호 운행 편수는 줄일 예정이다.
코레일연구원의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의 이용객이 2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광주송정·목포·장성·나주·함평역 등 코레일 광주본부가 관리하는 전체역 이용객은 1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광주본부의 경우 KTX 개통 이후 전체 열차 이용객 수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에 운행 시간을 단축하고 운행 간격을 좁히면 더 많은 이용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4월 1일 KTX 개통 이후 광주본부 전체 이용객은 2004년 89만명을 시작으로 2005년 157만3000명, 2006년 18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에는 최고 201만명을 기록했고 2012년 195만6000명, 2013년 191만6000명 등 지난해까지 한 해 평균 175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광주역 진입 여부 ‘숙제’, 2단계 구간 선정 ‘난항’ 장기화
전반적인 공정은 무리없이 진행 중이지만 광주역 진입을 골자로 한 세부 운영계획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정차역, 차량종류, 소요 시간 등 전반적인 운영계획은 내년 1월말이나 2월초나 돼야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장은 “현재 광주역 진입 방법이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용산을 출발에 광주송정역을 거쳐 광주역까지는 2시간10분이, 정읍역에서부터 기존 호남선을 따라 광주역으로 진입하면 2시간3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역시 모든 열차의 종착역을 목포역으로 설정하되 송정역으로 진입하는 열차 일부를 광주역으로 되돌려 운행하는 스위치백(switchback) 방식을 지난 9월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으나 광주역을 오가는데 왕복 12㎞, 37분이 더 소요되고 안전성 문제 등이 우려돼 국토부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광주송정역부터 목포역까지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 공사의 난항 역시 서울과 충청, 호남 지역 ‘반나절 생활권’ 실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전남도와 국토교통부, 철도시설공단은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역을 모두 경유하는 고속철로를 신설하자고 의견을 모았지만 기획재정부 협의가 계속 지연되면서 7년째 논란 중인 노선 확정 문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함평~무안공항 구간만 노선을 신설하고 기존 노선을 더 활용해 예산을 수 천억원 절감하는 방안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애초 송정역부터 임성리역까지 48.6㎞에 2조7000여억원을 투입해 고속 철로를 신설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무안공항 경유를 추진하면서 철로 길이는 64.9㎞로, 예상 비용은 3조200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용산~광주 1시간 30분…호남고속철 개통준비 막바지 구슬땀
입력 2014-12-10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