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이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시는 분들도 많고 다른 사람의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비밀번호를 걸어놔도 우리집 인터넷에 개방형 와이파이망과 우리집 와이파이망이 함께 뜬다고 합니다. 이른바 공유기(AP) 공유 서비스라는 것입니다.
오늘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는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네티즌들에게 공분을 일으킨 사연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과 공유기를 사용하는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LGT 공유기로 사용당하고 있을 수 있다는 글을 봤다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내용인즉슨 “블로그 글들을 보다보니 동의한 적도 없는데 자신의 와이파이 공유기가 LGT사용자를 위한 공유기로 사용되고 있는 걸 확인했다”라는 글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자신의 집도 공유기로 사용되고 있는 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요즘 인터넷 속도가 종종 느려질 때가 있어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려던 참이어서 겸사겸사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상담원은 그에게 "고객님은 동의한 적이 없어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이에 글쓴이가 와이파이가 잡히는 걸 봤다고 하니 다른 집 와이파이일 수도 있다고 했다네요.
그는 저녁에 퇴근 후 집에 가서 와이파이 전원을 꺼보고 그게 계속 잡히는지 보겠다고 말하니 상담원은 “사용신청을 안함으로 상태를 바꾸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글쓴이는 집에 가서 확인을 해야 하니 상태를 바꾸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한편 “해당 서비스를 동의한 적도 없는데 중계기로 이용당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하느냐”고 물었더니 “해당 서비스가 무료서비스라 어렵다”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글쓴이는 “3년 가까이 내 망에서 내가 쓰는 공유기가 동의도 없이 중계기로 쓰인 거에 대한 보상절차를 물어보는데 무슨 무료서비스 얘기를 하냐 했더니 말을 얼버무리더라”며 황당해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퇴근 후 와이파이가 글쓴이의 집 것인지 확인하고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는 네티즌들도 한번 확인해 보라고 당부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이 글에 LG유플러스 사용 네티즌들의 의심이 폭발했습니다.
“음…요즘 좀 느려지는 느낌이 들던데 확인해봐야겠군요.”
“LGT 사용자가 접속할 수 있게 유존이라는 와이파이망이 하나 더 생깁니다.”
“이상하게 유플러스 와파가 집 와이파이랑 같이 잡히기에 중계기로 무단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화해서 없애야겠네요.”
“이런 망할 계약 끝나면 없애야겠네요.”
기자가 LG유플러스에 확인차 전화해 봤습니다. 상담원은 가입할 때 “AP 공유에 동의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면 된다고 합니다. 공유 범위는 반경 10m라네요.
그런데 기자도 LG유플러스 가입자인데 가입할 때 이런 사실을 고지 받지 못했고 동의 여부도 묻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통신사 가입자들은 비밀번호가 부여돼 집에서는 인터넷을 안심하고 사용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만약에 이렇다면 보안도 취약해지고 속도도 느려지겠지요. 통신사가 우리를 호갱님 취급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단독] 나도 모르는 새 우리집 공유기가 통신사 공유기로 사용된다고?
입력 2014-12-10 15:40 수정 2014-12-11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