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한 회사로…메트로-도시철도공사 2016년말 통합된다

입력 2014-12-10 11:35 수정 2014-12-10 11:36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2016년 말 통합된다. 인력과 업무중복 등 양 공사 분리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을 개선하고 운행관리·관제시스템을 일원화해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하지만 양 공사의 운영인력이 민간회사가 운행하는 9호선에 비해 2~3배 많은 상황에서 인위적인 인력감축이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경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신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6년말 목표로 한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 구상을 밝혔다.

서울시는 통합혁신추진단을 구성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착수한다. 각계 의견 수렴을 토대로 내년 6월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같은 해 12월 조례·정관 등 관계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어 2016년 상반기에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한 다음 같은 해 말 통합혁신을 완료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양 공사의 통합혁신이 이뤄지면 지하철 운영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참여형 노사관계 정립, 지하철 안전성 향상 및 서비스 개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혁신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이나 구조조정 같은 기존의 통합방식에서 벗어나 시·양 공사·노조 등 구성원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운영·조직·업무 등 모든 측면에서 과감한 쇄신을 단행한다는 원칙아래 진행된다고 서울시는 강조했다.

당초 서울시는 1994년 지하철 5~8호선 개통을 준비하면서 기존의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경쟁구도를 형성해 선의의 경쟁관계를 통한 국내 지하철 산업과 서비스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인력·업무 중복·물품 개별구매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등 분리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이 갈수록 심화되고, 설립 당시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양 공사 체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다.

통합혁신에 앞서 서울시가 지하철 1~8호선 운영에 대해 평가한 결과 민간이 운영중인 9호선과 비교해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메트로 1개 역당 관리인원이 15명으로 9호선(7명)보다 2배 이상 많고, 1㎞당 운영인력도 서울메트로가 65명으로 9호선(26명)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9호선의 경우 지난해 사업 재구조화로 매년 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1~8호선은 현행대로 간다면 늘어나는 적자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서울시는 판단했다. 현재 무임승차·무료 환승 등으로 인한 양 공사 부채가 4조6000억원에 이르고 건설된 지 40년이 지나 현재 예정돼 있는 노후 시설물 재투자 비용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통합이후 양 공사 물품 공동구매로 인해 연간 수억~수십억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우선 재편할 계획이다. 먼저 경영지원·기획·안전관리 등 양공사 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다음으로 관제·역무·승무 등 운영분야, 마지막으로 기술 분야 순으로 단계적인 통합을 추진한다.

현재 양 공사가 따로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이 통합 관리되면서 열차 내부 또는 운행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신속하고 일괄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 지하철 안전이 대폭 강화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아울러 운영기관별 스케줄링 시스템을 통합해 환승거리, 막차시각 등을 고려한 스케줄 최적화가 가능해져 서비스도 개선될 전망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