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작업하는 김품창(48) 작가는 제주의 꿈과 제주의 풍광을 화면에 담아낸다. 그가 2014년 제주의 소리를, 그 아프고 외로웠던 세월을 가슴으로 품어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엔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가만히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소락소락 말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정겹게 소곤대는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또 어디선가 홀짝거리며 울고 있는 소리 없는 눈물도 보인다.
제주인보다 더한 제주 사랑을 품은 작가의 꿈꾸는 제주 이야기를 들어보자. 12월 1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김품창 제주의 꿈을 그리다’ 개인전이 열린다.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서귀포에서 작업하는 스승 이왈종 화백의 주선으로 14년 전 제주에 정착했다.
국내 권위 있는 공모전 수상과 각종 단체전 및 초대전을 비롯해 사회에 기여하는 기획전도 참여하고 있다.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과 지역사회 전반의 공공적 가치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어 사랑채와 같은 공간에서 삶을 나누고 교류하며 작업하는 소박한 이상을 갖고 있다. 그의 아내 장수명씨는 수십 편의 동화를 집필한 문학가이다.
그는 아내가 집필한 동화에 삽화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부부 작가의 삶과 이야기는 KBS, SBS, MBC뉴스데스크와 EBS, 한국기행, 휴 채널, 3D 방송, 지역 TV, 라디오와 다큐 프로그램 등에 소개돼 잔잔한 공감을 선사했다. 그의 작품은 이상적 어우름에서 현실의 아우름으로, 무수한 빛의 색채가 만들어내는 울림 속에 만물의 경이로움이 담긴 판타지를 펼쳐보인다.
문어, 고래, 돼지, 말, 호랑이, 상상의 용, 해녀, 엉뚱스런 우주인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유쾌 발랄하고 친근하다. 그림 속 가족들은 화합하고 사랑을 나누는 이미지다. 화면의 색 입자들의 파장으로 인해 가족은 소박함과 더불어 따뜻함과 숙연함을 엿보인다. 제주의 삶과 자연이 주는 이상적 염원에서 자신과 가족을 관조하는 현실세계로 치환된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의 그림은 모든 자연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와 인간이 서로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그들 모두가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상세계이지요.” 이번 전시는 그런 짧은 소회들에 대한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호흡을 가다듬어 한 땀 한 땀 새기는 색채들의 향연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02-736-102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김품창 작가 '제주에서 꿈을 그리다' 12월 10~22일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어울림의 공간'
입력 2014-12-10 10:52 수정 2014-12-10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