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찰 수십년 헤어진 모녀 잇따라 만나게 해줘 화제

입력 2014-12-10 10:54

경찰이 생사도 모른 채 수십 년간 헤어져 있던 모녀(母女)를 잇따라 만나게 준 사실이 밝혀졌다.

10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대구 성서경찰서 민원실로 박모(40·여)씨가 찾아와 “6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부탁했다. 박씨는 여섯 살이던 1978년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이던 아버지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가자 대구 달성군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한 살 많은 언니와 두 살 어린 남동생도 고아원 등으로 보내져 3남매는 하루아침에 뿔뿔이 흩어졌다.

입양된 이후 바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살아오던 박씨는 최근 부모님을 찾고 싶었지만 어릴 때 헤어져 아는 것이 없었다. 결국 박씨는 입양 전 자신의 이름과 경북 구미에 살았다는 단서만 가지고 경찰을 찾아갔다.

경찰은 박씨가 기억하고 있는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박씨 생부·생모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알아냈다. 또 전산조회를 통해 생모는 대구 동구에, 생부는 경북 한 요양원에서 각각 지내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지난 9일 생모 최모(61)씨와 35년 만에 다시 만났다. 생부는 만남을 끝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에도 아버지와 이혼 후 30여년 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유모(55·여)씨와 유씨의 어머니를 만나게 해줬다. 유씨는 “팔순을 앞둔 어머니의 생사라도 알고 싶어 경찰에 부탁했는데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