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초과 거액계좌 은행 수신 526조 돌파…'사상 최대'

입력 2014-12-10 08:54
잔액이 5억원을 넘는 '거액 계좌'의 예금은행 수신이 526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한국은행의 '2013년 상반기 은행수신 동향'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기업과 개인이 예금은행에 넣어둔 잔액 5억원 초과 거액계좌(저축성예금·금전신탁·양도성예금증서 기준)는 13만9천개로 6개월 전보다 4만개가 늘었다.

이들 거액 계좌에 든 자금은 526조772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조8250억원이 증가했다. 6월말 잔액은 한은이 지난 2002년부터 6월과 12월 기준으로 집계해온 반기별 거액계좌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작년 6월의 520조9780억원이었다.

은행의 거액계좌 자금은 작년 하반기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첫 신고 납부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계좌 유형별로 잔액을 보면 저축성예금(422조800억원)이 6개월 전보다 17조8830억원 늘고 양도성예금증서인 CD(24조2240억원)는 1조2960억원이 증가했다. 특정금전신탁과 퇴직연금신탁 등 금전신탁(80조4670억원)은 특정금전신탁을 중심으로 3550억원 감소했다. 저축성 예금 중 정기예금(312조3640억원)은 10조440억원 늘고 기업자유예금(97조3690억원)은 6조933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장 많이 증가한 저축성 계좌는 일부 은행의 자금 유치로 법인 자금 예치액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금융실명제 영향으로 개인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금융실명제 개정안이 지난 5월초 국회를 통과한 뒤 11월 29일 시행 때까지 고액 계좌에서 자금이 대거 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