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히든챔피언 ‘월드클래스 300’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샘표식품은 품질 관리 기준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세계 시장 진출에 든든한 초석을 마련했고 한독은 부작용은 줄이고 반감기는 늘린 성장호르몬 임상 1상 시험에 성공해 차세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생체지질 나노캡슐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개발해 66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2014년을 보낸 월드클래스 300의 히든챔피언들.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이들은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안전기준 통과한 샘표식품, 디자인까지 월드클래스
㈜샘표식품(대표 박진선)은 지난 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2014 SQF 국제컨퍼런스’에서 아시아 최초로 ‘SQFI 올해의 제조업체(SQFI Manufacture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SQF 인증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HACCP 기준과 품질경영인증 ISO9001 기준을 바탕으로 생산과정에 대한 위생적, 체계적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 보유 등을 모두 통과해야 할 만큼 식품의 안전과 품질기준에 대해 매우 엄격한 요구사항을 갖추고 있다.
샘표는 지난 2011년 한국 SGS인증원으로부터 국내 장류 업계에서는 최초로 SQF 2000을 획득한 이후 매년 실시되는 유지관리 심사에서 우수(Excellent)등급 평가를 받아왔다. 샘표의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이 미국 식품회사, 일본 유통회사 등과 비교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 디자인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샘표식품은 지난 10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는 ‘201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폰타나 파스타 소스 4종으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이번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에는 79개국, 1100여 개 작품이 출품됐다. 샘표의 폰타나 파스타 소스 4종은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이탈리아 각 지역의 특성을 시각화해 제품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덜어 쓰는 번거로움이 적은 파우치형 패키지로 편의성을 높였다.
부작용 없는 성장호르몬, 반감기는 ‘1일→30일’ 획기적으로 단축
㈜한독(대표이사 김영진)은 지난 3월 자가염증 질환 항염증 치료제 ‘HL2351’로 식약처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HL2351’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적응증 획득을 목표로 한독이 바이오벤처 제넥신과 공동연구하고 있는 첫 바이오신약이다.
기존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인터류킨-1 저해제는 하루에 한 번 주사해야 할 만큼 반감기가 짧아 환자들의 불편함이 있었다. 반감기란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농도가 반으로 감소되기까지의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반감기가 짧을수록 치료제를 자주 투여해야 한다. ‘HL2351(IL1Ra-hyFc)’은 지속형 항체융합 기술을 적용해 1~2주에 한 번만 투여해도 효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8월 글로벌 신약개발 프로젝트인 봏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단장 이동호) 사업 과제로 선정돼 임상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부작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한 성장호르몬 개발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독과 제넥신이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성장호르몬(GX-H9)의 유럽 임상 1상 시험이 지난 4월 완료됐다. GX-H9은 기존 해외 개발 성장호르몬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투여 부위 통증, 지방위축증, 항체 생성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고 혈액학적, 생화학적 검사 등의 종합적 분석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 또한 기존 1세대 성장호르몬은 반감기가 짧아 매일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GX-H9은 30배 이상의 반감기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임상 1상 시험을 바탕으로 한국, 유럽, 미국에서 다국적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임상 3상은 한국과 아시아에서 계획하고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아웃 등의 사업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비비크림만으로 주름개선 효과를? 한국콜마 ‘나노캡슐 화장품’으로 해외시장 공략
봑한국콜마(대표이사 윤동한)는 2013년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생체지질 농축 나노캡슐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올해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였으며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로써 차후 6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글로벌 안티에에징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수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화장품 업계는 피부에 직접적인 보습, 미백, 주름개선, 탄력증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효율적인 피부침투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해왔다. 최근 수 마이크로미터(㎛)였던 입자 크기를100~300나노미터(㎚ㆍ10억분의 1m)까지 줄였지만 피부가 인체 방어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화장품의 활성 성분이 피부를 투과하기는 힘들었다.
이에 한국콜마 기초연구소는 피부 지질을 구성하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및 인지질 성분으로 구성되어 피부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 ‘생체지질 나노캡슐’을 개발해 피부침투율을 높였고 피부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캡슐 안에 활성성분을 유효농도의 20~100배로 고농축했다. 이 기술은 ‘생체지질막을 이용한 이데베논의 농축 나노캡슐 제조기술’이라는 이름으로 2012년 보건복지부 주관 ‘보건신기술 인증(NET)’을 획득한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기존에는 스킨, 로션 등과 같은 기초화장품에 기능성 효과가 적용됐지만, 이데베논 성분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비비크림, 파운데이션과 같은 색조화장품에도 주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콜마 기초화장품연구소 정태화 이사는 “차세대 세계일류 상품으로 선정된 나노캡슐 기능성 화장품이 국내 브랜드숍, 온라인 유통, 홈쇼핑 런칭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고 중국 시장에도 13개 품목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급화 전략으로 향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주기적인 해외 박람회 제품 출시를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월드클래스 300 기업 R&D 성과… “히든챔피언 아닌 글로벌챔피언으로”
입력 2014-12-09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