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공교육의 이슬람화’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오스만어 수업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끈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 등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스만어 수업을 원치 않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큰 위험”이라며 “원하든 원치 않든 오스만어는 이 나라에서 가르쳐지고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8일(현지시간)보도했다. 오스만제국의 공용어였던 오스만어는 아랍문자를 사용한다.
공교육에서 이슬람교와 관련한 과목들의 비중을 높이는 문제 때문에 터키는 연일 시끄럽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주 19차 위원회를 열고 오스만어를 이슬람계 종교 고등학교인 ‘이맘하팁’에서는 필수과목으로, 일반 고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채택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또 고등학교의 경우 종교 수업 시간을 주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관광업 전문 고등학교의 교과과정에서 주류 서비스 관련 수업을 폐지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하피즈’(꾸란을 전부 암기하는 사람)가 되려는 학생들에게 2년간 휴학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은 우리에게 조용히 있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계속 팔레스타인과 이집트의 민주주의, 시리아의 정의 등을 방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종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면 종파 간 분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속주의 성향 야당 측은 “‘비(非)국가교육위원회’는 터키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면서 “이들이 터키를 중세 국가로 만들려는데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터키, 오스만어·종교수업·꾸란 암기생에 특혜 등 ‘공교육 이슬람화’ 논란
입력 2014-12-09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