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파견 의료진 ‘2주훈련+4주활동+3주격리’… 내년 2월까지 3개 팀 보내기로

입력 2014-12-09 15:21
13일 파견되는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가 4주간 시에라리온에서 의료 활동을 마치고 다음달 26일 귀국 예정이다. 본격 의료 활동에 앞서 영국 런던과 시에라리온에서 2주간 훈련을 받게 된다. 긴급구호대 2진은 내년 1월 10일, 3진은 2월 7일 파견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9일 긴급구호대 파견 관련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파견 계획을 확정했다. 긴급구호대를 돕기 위해 외교부·보건복지부·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3명이 함께 파견된다. 이들은 현지 유엔사무소에서 유엔과 협조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감염내과 전문의를 포함해 의사 4명, 간호사 6명으로 꾸려진 긴급구호대 1진은 먼저 영국 런던 인근에서 일주일 동안 훈련을 받는다. 이후 시에라리온 수도 인근 가더리치의 에볼라 치료소(ETC)에서 일주일 간 현지 적응훈련을 받은 뒤 의료 활동에 투입된다. 적응훈련은 치료소와 똑같이 꾸며진 곳에서 보호 장비를 다 갖추고 모의 진료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긴급구호대가 활동하는 기간은 4주로 정해졌다. 29일부터 4주간 의료 일정을 마치고 내년 1월 26일 귀국,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간인 3주 동안 국내 안전시설에 격리된다.

파견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되면 영국인 의료 인력이 감염된 경우와 동등하게 유럽연합(EU)이 확보한 운송수단을 활용해 유럽 지역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한·영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되더라도 국내로 들어오려면 20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으로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국내 송환 치료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또 파견 의료진이 에볼라가 아닌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는 경우에 대비해 현지 유엔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엔과 MOU를 맺을 예정이다.

정부는 긴급구호대 파견과 함께 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유엔개발계획(UNDP) 신탁기금을 활용해 의료복 소각장비 10대도 지원한다. 소각기 한 대는 긴급구호대가 파견되는 ETC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정홍원 국무총리는 대전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긴급구호대와 만나 “많은 의료인이 자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의료계의 숭고한 인도주의 정신에 감동 받았다”며 “대한민국 대표라는 자긍심을 갖고 활동에 임해주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긴급구호대 훈련을 받고 있는 한 민간인 간호사는 “망설임 없이 지원은 했지만 걱정도 많았다”면서 “아버지로부터 내 딸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고 잘 해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파견 의료인은 “현지에서 돌아오면 21일 동안 격리되는데 그 동안 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총리는 “파견 의료진의 편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