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갑질 천민주의 사고방식” … 야당 ‘땅콩 회항’ 직격탄

입력 2014-12-09 12:43

새정치민주연합이 기내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가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활주로로 향하던 항공기를 되돌리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재벌가 오너의 갑(甲)질 사례 중 대표적 해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수현 대변인은 9일 국회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비상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승객의 불편함보다 재벌가 오너의 말 한마디를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사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질로 일관했다”며 “임원에게 서비스 점검의 의무가 있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며 재벌 오너의 심기를 거스른 게 문제였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대한항공이 교육을 강화해야 할 대상은 재벌 오너이지 애꿎은 승무원 아니다”며 “국토부는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개호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슈퍼갑질을 한 조 부사장에 대해 조치를 요구한다”고 가세했다. 또 “대한항공은 기장과 협의한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사주 딸로 사내에서 절대권력을 가진 부사장의 분부에 토를 달 기장이 있겠나”며 “재벌 자녀의 도덕적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국가인권위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을 포함해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번 횡포는 이 비행기는 내 것이며, 모든 직원이 내 소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전근대적 천민주의 사고방식이 불러온 제왕적 경영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잘못된 권력의식을 가진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과 유사하다. ‘도긴개긴’, ‘오십보백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