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정품 시가 6300억원 상당의 가짜 명품을 만들어 판 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강모(65)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강씨는 동거녀와 함께 경기 의정부에서 ‘짝퉁’(모조품) 원단 제조업자 김모(56)씨에게 원단을 공급받아 모조품 제조업자에게 판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씨와 김씨는 공장이나 창고가 아닌 도로에서 원단을 주고받았다.
강씨에게 원단을 산 가짜 명품 제조업자 2명은 서울 광진구 주택가 반지하 공장에서 가짜 명품가방을 만들어 판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과 강씨는 서로 ‘강 사장’ ‘김 사장’으로 부를 뿐 정확한 이름도 몰랐다고 한다. 강씨와 일부 업자는 30년 전 가방 제조회사에서 같이 일하며 알게 된 사이다.
강씨는 올해 초 우연히 다시 만난 전 직장 동료에게 가짜 명품을 제조한다고 듣고 원단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속칭 ‘나까마’로 불리는 동대문시장 가짜 명품 유통책에게도 원단을 공급했다. 한 피의자는 “강씨가 가짜 원단을 많이 공급해 서울 시내 이쪽(짝퉁) 업계에선 유명하다”고 전했다. 강씨가 그동안 유통시킨 원단으로 지갑을 만들면 정품 시가로 4700억에 이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가짜 명품 가방 등 완제품 250여점, 가짜 명품 제조용 원단 320여롤, 부자재 8400여점과 함께 원단 제조용 금형 롤러 4점, 상표 표시용 금형 10점도 압수했다. 압수품은 10t 분량으로 정품 시가 1600억원 상당이다. 원단 1롤로 가방 45개, 지갑 600개를 만들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짝퉁 업자들을 단속해 금형 롤러까지 압수하기는 최근 들어 처음”이라며 “짝퉁 공장과 동대문시장 유통책에 대해 보강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정품 시가 6300억원 상당 가짜 명품 제조,판매 업자들 검거
입력 2014-12-09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