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지원 뚝 끊겼다

입력 2014-12-09 09:53
2000년대 초반 3억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대북(對北) 지원 규모가 올해는 10분의 1 수준인 3000만달러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된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인식이 크게 악화한데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원조국이 대북 제재 강화에 따라 지원을 줄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 실린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현황’ 보고서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의 자료를 이용해 2000∼2014년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액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지원된 원조 공여액(기부액)과 계약상으로 약속된 원조 공여액(기부 약정액)을 합친 대북지원액은 2004년 3억178만4000달러에서 올해는 11월 기준 2834만8000달러로 줄었다. 10년 만에 90% 급감한 것이다.

2000∼2014년 기간에 가장 지원 규모가 컸던 해는 2002년으로 3억6083만5000달러였다. 반면 북한의 2차 핵실험 다음 해인 2010년에는 지원액이 2449만2000달러로 가장 적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경제리뷰 같은 호에 실린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동향과 한국’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동향을 보면 국가별 지원금액뿐 아니라 대북지원국 숫자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올해 국제사회 대북지원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는 북한의 투명성 보장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며 북한 당국이 식량 배분의 모니터링과 주민 영양상태 점검 등에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아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