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사외이사와 부행장급 인사 시즌이 개막됐다. 노골적인 관치 논란을 빚고 있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개입이 우려된다.
지난 8일 우리은행이 부행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은행권의 연말 임원 인사가 시작됐다. 부행장은 은행 내에서 '별 중의 별'로 꼽힌다. '관피아'가 행장으로 내려오는 ‘직접 낙하산’이 사라지면서 내부 출신이 행장이 되는 관례가 정착된 만큼 부행장들은 바로 차기 CEO 후보군이 된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 등이 모두 부행장 출신들이다.
국민은행은 7명의 부행장 중 올해 말 2년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은 홍완기 신탁본부장 뿐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KB 경영권 분쟁과 관련 있는 인사들의 '정리'를 요구하고 있는 게 변수다. 박지우 수석부행장, 정윤식 전략본부장,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은 당국의 징계까지 받아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6명의 부행장 중 함영주, 정수진, 황종섭, 김영철, 이영준 등 5명의 임기가 오는 31일 끝난다. 김병호 부행장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임기가 다음 주총이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외환은행은 이현주, 추진호, 신현승, 오창한 부행장 등 4명 부행장의 임기가 연말에 전원 만료된다.
신한은행은 13명의 부행장 중 임영진, 김영표, 이동환, 임영석, 서현주 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농협은행도 10명의 부행장 중 이신형, 이영호, 이정모 부행장 등 3명이 이달중 임기를 마치게 돼 대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외이사들도 대폭 교체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이 KB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사퇴'를 해 대거 공석이 예상된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고승의 이사에 이어 이번 주 내 적어도 2명의 사외이사가 추가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3월 김영진, 이종천 이사 등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모두 6명 가량의 교체 수요가 생긴다.
국민은행 이사회에서도 오갑수, 박재환 사외이사가 이미 물러난 데 이어 김중웅 의장의 임기도 내년 4월이면 끝난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추진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담아 사외이사 임기를 모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로 정했다.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는 박영수, 오상근, 채희율, 최강식, 장민 등 5명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3월 말 주총 때 사외이사 10명 중 8명, 신한은행은 6명 가운데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지주는 7명 중 4명, 하나은행은 6명 중 4명, 외환은행은 6명 중 5명의 임기가 내년 3월 주총 때 끝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은행권 임원 인사시즌 개막
입력 2014-12-09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