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건의 첩보 전달 경로를 형성한 김춘식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기획비서관실 행정관과 박동열(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박관천(48) 경정 등 3명을 9일 오전 2시까지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문건의 진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3자 대질 신문을 동원했다. 조사를 마친 뒤 조서를 읽어 자신의 진술을 검토하는 데만 1시간가량 소요됐다.
조사를 마친 뒤 3명 중 박 전 청장이 가장 먼저 나왔고, 뒤이어 김 행정관과 박 경정이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청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고 황급히 검찰청을 빠져나갔다. “박 경정에게 ‘모임’ 의혹을 전달했느냐” “누구에게 들은 정보였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그를 둘러싼 취재진과 몸이 부딪혀 휘청이기도 했다. 박 전 청장은 차량이 다니지 않는 검찰청 후문 쪽으로 달려 나간 뒤 지하철 2호선 서초역 방면으로 약 100m를 계속 걸었다. 카메라 취재진이 몰리자 넥게이트를 뒤집어쓰며 얼굴을 가렸고, 이내 차도로 달려 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김 행정관과 박 경정은 박 전 청장과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응했다. 다만 많은 질문에 대해 ‘수사 중인 내용’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행정관은 “여전히 ‘회동’의 실체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실체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지방청장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냐”는 질문에는 “여기 와서 알게 됐다. 알고 보니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고 답했다. 그는 “진실에 대해서는 곧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경정은 “성실히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언급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작성 문건이 사실이라고 믿느냐” “김 행정관은 언제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정현수 문동성 나성원 기자 jukebox@kmib.co.kr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김춘식·박동열·박관천 3자 대질 신문…조사 후 박동열 ‘묵묵부답’ 사라져
입력 2014-12-09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