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부사장의 ‘갑질’ 사과하다 대한항공 몰매

입력 2014-12-09 07:04 수정 2014-12-09 13:11

“점입가경일세. 고객의 안전을 위해 후진 후 하차했다고? 내 마일리지가 다 부끄럽네.”

“설령 문책 사유가 있다해도 회항할 사유는 아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렇게 성난 여론을 보고도 저딴 소리를 하냐.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쳐보자고. 진짜 정신 제대로 박힌 오너라면 죄송하다고 머리 수그리는 게 순서다.”

“라면상무 퇴사했다. 전 세계에 대한항공 오너의 힘을 자랑하면 어떻게 되나?”

"이게 사과문이냐? 변명문이지."

대한항공이 조현아 부사장의 ‘갑질’에 대해 뒤늦게 사과하면서도 조 부사장을 두둔하고 이번 사건의 근본 책임을 사무장의 탓으로 돌려 뭇매를 맞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오후 언론에 배포한 사과문을 통해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으며, 이로 인해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항공기는 탑승교로부터 10m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로, 항공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그러나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건의 책임은 사무장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사무장을 하기(下機)시킨 이유는 최고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 전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 의무가 있다”면서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0시50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서 한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에서 사무장 승무원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이 소동으로 비행기는 예정보다 20분 늦게 출발했고, 인천국제공항 도착시간도 11분 가량 지연됐다.

다음은 대한항공이 낸 사과문 전문


1. 승객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 드립니다.

○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으며, 이로 인해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 드립니다.

○ 당시 항공기는 탑승교로부터 10미터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로, 항공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2.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습니다.

○ 사무장을 하기시킨 이유는 최고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1)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2)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입니다.

○ 대한항공 전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 의무가 있습니다.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입니다.

3. 철저한 교육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습니다.

○ 대한항공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승무원 교육을 더욱 강화해 대 고객 서비스 및 안전제고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