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상무 논란 때에는 승무원을 위로하더니, 땅콩 리턴이라니… 인지부조화 아닙니까?”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 리턴’ 사건의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지난해 ‘라면 상무’ 사건 이후 승무원을 위로했던 조 부사장이 스스로 승무원에게 ‘갑질’한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습니다. 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4월 26일 대한항공 사내게시판에 ‘객실승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라면 상무’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고무적인 사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승무원들의 업무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와 위로를 받았고, 아울러 기내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계몽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부사장은 또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도 이 기회를 통해 마련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항공기의 안전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정당하게 인정받을 것”이라고도 했네요.
라면 상무 사건은 같은 달 15일 발생해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낱낱이 기록한 기내 내부 보고서가 유출되고 승객 개인정보가 공개된 것에 대한 책임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그렇게 객실승무원의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 이번에 땅콩 리턴 사건의 장본인으로 지목되자 네티즌들이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자승자박한 꼴이네”
“앞뒤가 다른 분이네요. 대체 왜 그럽니까?”
땅콩 리턴 사건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 안에서 발생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려고 활주로로 향하던 중 갑자기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리는 ‘램프리턴’을 했습니다. 램프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취하는 조치입니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을 봉지 째 건넨 게 화근이었습니다. 조 부사장은 접시에 담아 음료와 함께 건네야 하는데 의향을 묻지도 않고 봉지 째 건넨 것은 기내 서비스 매뉴얼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조 부사장은 매뉴얼대로 서비스 하지 않은 것은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무장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사무장에게 규정에 관해 질문했으나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항공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 부사장이 고함을 질렀다고 보도도 나왔지만 대한항공측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항공법에는 기장이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돼 있으니 조 부사장은 월권행위를 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 250명이 탑승한 여객기 기수를 돌리고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는 과정에서 항공기 출발이 20분 정도 지연됐으니 이에 대한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해명을 할지 궁금하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라면 상무땐 승무원 위로하더니” 조현아 부사장 왜?…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4-12-09 00:15